호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와인 생산업체 중 하나인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호주로 가져온 와인
펜폴즈는 1844년 크리스토퍼 로슨 펜폴즈 (Christopher Rawson Penfolds) 박사와 그의 아내 메리 펜폴즈(Mary Penfolds)가 남호주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설립했습니다. 영국인 의사인 펜폴즈 박사는 와인의 의학적 약효를 믿었고, 치료를 목적으로 영국에서 호주로 이주해 올 때 남프랑스의 포도 묘목을 가져와 애들레이드의 외곽, 마길(Magil)의 오두막집 주변에 심었다. 펜폴즈 박사 부부는 부인의 영국 집 이름을 따서 이 오두막을 그랜지(Grange)라고 불렀습니다. 처음에는 환자 치료를 위해 강화 와인인 셰리와인이나 포트와인와 같은 강화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와이너리는 확장되었고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맥스 슈버트
펜폴즈를 얘기할 때 와인메이커 맥스 슈버트(Max Schubert)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가 1950년대 만든 상징적인 와인인 펜폴즈 그랜지(Penfolds Grange)가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장기 보관과 숙성이 가능한 프랑스의 레드와인에 영감을 받아 쉬라즈로 그랜드 헤르미타주(Grange Hermitage)의 실험적인 빈티지를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도 사지 않을 와인이라고 혹평을 받았고, 회사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후 1962년 시드니 와인 박람회에 펜폴즈 그랜지(Penfolds Grange)를 출품하여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막스 슈베르트가 은퇴할때까지 받은 금메달은 50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1995, 1951년 빈티지는 2300만원에 낙찰도 하였고 현재 지구상에 20명 남아 있는 2004년 빈티지는 4500만원에 팔리기도 한답니다. 오늘날에는 호주에서 가장 고가이자 훌륭한 레드와인으로 유명합니다.

펜폴즈 빈(bin) 시리즈 좋아요. ^^
제가 개인적으로도 사연도 있고 좋아하는 빈시리즈라는게 있습니다. 펜폴즈의 빈 시리즈는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와인 중 하나입니다. 마트나 와인샾에 가면 빨간색으로 입구가 포장된 예쁜 병에 라벨에 빈(bin)과 번호가 적혀 있는 펜폴즈 와인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Bin은 술통(Barrel)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호주의 와인 사업은 초창기는 영국령 시기에 배를 타고 온 죄수들이 노역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죄수들은 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률이 높았기 때문에 와인 저장 창고에 영어를 써 놓으면 읽지 못하는 죄수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방편으로 숙성 창고와 술통에 번호를 매겼다고 합니다. 이것이 유래가 되어 지금도 각 와이너리마다 품종에 따른 고유번호가 매겨져 와인이 유통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호주 와이너리들의 독특한 마케팅으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펜폴즈 와인에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Bin 28, Bin 128, 맥스 슈버트 50주년을 기녕해서 나온 와인을 음미해 보았습니다만 다음에 하나씩 더 마셔보고 펜폴즈 와인을 종합 정리해보겠습니다.

참고
- https://www.wineselectors.com.au/our-difference/meet-the-makers/penfolds
- 소믈리에 이선경의 와인 교양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