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교황 권위의 추락으로 탄생한 와인 샤토네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이번에는 저희 와인의 네번째 이야기 샤토네프 뒤 파프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세 교황의 권위가 떨어져 유럽의 왕들의 권력이 교황으로부터 벗어나는 역사의 큰 변화로 탄생한 와인인 “샤토네프 뒤 파프”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와인병에 이상한 열쇠 두개 모양이 새겨진 와인 보신적 있나요?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의 작은 마을 Châteauneuf-du-Pape(샤토네프 뒤 파프)는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역사와 전통이 깃든 곳입니다. 이 지역의 포도밭의 운명은 가톨릭 교회와 얽혀 있으며, 이곳의 와인은 교회의 영향 아래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아비뇽 유수 (Avignonese Captivity)

중세에는 교황을 중심으로 한 교회는 전 유럽 국가에 대하여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교회와 국가의 왕권의 권력 다툼은 끊이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13세기 말무려 200년간 8회에 걸친 십자군 전쟁은 교황의 입장에서는 실패한 전쟁이었습니다. 중세의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교황의 권위도 점점 떨어졌고 십자군 원정으로 사망하거나 파산한 영주들의 땅을 흡수하며 왕들의 힘이 강해졌습니다. 프랑스왕 필립4세는 교회에 세금을 요구하며 교황과 대치하였고 교황 보니파시오 8세를 납치 감금하기까지 이릅니다. 이때 필립 4세가 교황의 귀싸대기를 때렸다고 하던데..^^… 교황의 권위가 바닥을 치는 순간이었죠..이를 계기로 교황은 얼마 후 죽게 되었고, 1305년 필립 4세는 프랑스인 추기경 클레멘스 5세를 교황으로 추대하면서 로마의 교황청을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두지요. 이 후 프랑스 왕의 간섭을 받으며 아비뇽에 머무는 70여년간 7명의 교황을 거치며 교황의 권위는 크게 약해집니다. 이 유명한 사건을 아비뇽유수(Avignonese Captivity)라고 합니다.

미사에는 최고의 와인

로마 교황청에서는 최고의 와인을 미사주로 써왔는데 아비뇽이 있는 론지역은 이때만 해도 와인의 질이 좋지 못했습니다. 교황청은 미사에 사용할 와인 품질이 낮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아비용의 2대 교황인 요한 22세는 직접와인을 만들기로 합니다.

교황 클레멘트 5세의 후계자인 교황 요한 22세는 샤토네프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그는 이 지역의 독특한 테루아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포도밭을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장려했습니다. 그는 마을에 여름 별장을 세웠는데, 이것이 바로 “새로운 성” (Châteauneuf)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 지역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교황의 후원 아래 샤네뇌프 지역의 와인은 명성을 얻었으며, “교황의 와인” (Vin du Pape)이라는 명칭이 이 지역의 고품질 와인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 와인의 명성이 높아지면 이 지역 와인은 미사주로 애용된 것은 물론 교황들이 즐겨 마시는 와인으로 소문나면서 프랑스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초기에는 이 지역 와인을 “교황의 와인” (Vin Du Pape) 라는 명칭으로 부르다가 이후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뜻의 샤토네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라고 불렸습니다.

테루아

샤토네프 뒤파프는 와인이 최고가 된 이유는 알프스 빙하가 녹으면서 흘러 내린 붉은 자갈과 큰 바위가 있는 바위투성이의 언덕에 여기저기 모래와 양토가 섞여 있습니다. 이 자갈과 바위는 낮에는 태양에 의해 따뜻해지고 밤에는 그 따뜻함을 포도에 방사하여 많은 풍미를 만들어 냅니다. 또 ‘미스트릴’이라는 강풍이 불어 포도바에 습기도 제거하고 병충해도 막아주죠 바로 이러한 환경이 땅에 가깝게 몸을 낮추가 비틀면서 자라는 그라냐슈 품종과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라나슈 (Grenache)는 블랜딩용

그라나슈는 캬소, 쉬라, 메를로, 피노누아 말벡처럼 단독으로 쓰이기보다 다른 품종과 블랜딩하는데 주로 쓰입니다. 강한 딸기향과 매끈하고 너무 부드러운 질감때문에 구조감이 매우 약합니다. 그래서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드는 것보다 시라(Syrah)를 섞어 구조감을 만들고 무베드르(Mourvedre)를 넣어 색깔과 탄닌을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블랜딩을 하며 이를 GSM이라고 부릅니다.

샤토뇌프 뒤 파프의 발전

14세기는 샤토뇌프 뒤 파프가 명성을 얻기 시작한 시기였지만, 이 지역이 진정한 프랑스 와인 생산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것은 몇 세기가 지난 후였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지역은 독특한 테루아와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갈레 롤레(galets roulés)”라고 불리는 큰 자갈이 덮인 독특한 토양은 와인의 품질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돌들은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열을 방출하여 포도를 고르게 익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AOC와 현대 샤토뇌프 뒤 파프의 탄생

20세기 초, 샤토뇌프 뒤 파프는 지역 밖의 덜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들이 이 이름을 도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와인 생산자들은 바롱 피에르 르 루아(Baron Pierre Le Roy)의 주도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하여 이 지역의 포도 재배 및 와인 생산 관행을 보호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1936년에 결실을 맺었고, 샤토뇌프 뒤 파프는 프랑스에서 최초로 원산지 통제 명칭(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AOC)을 받은 지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AOC 지위는 와인의 품질과 진정성을 보장하며, 엄격한 지침에 따라 생산된 와인만이 샤토뇌프 뒤 파프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도 품종과 와인의 특성

샤토뇌프 뒤 파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포도 품종의 유연성입니다. AOC 규정에 따라 최대 13가지 다른 포도 품종이 와인 생산에 사용될 수 있어 다향한 와인 맛과 향이 있습니다.샤토뇌프 뒤 파프 와인은 대담하고 풀 바디한 특성으로 유명하며, 잘 익은 다크 프루트, 향신료, 허브(종종 “가리그”로 불리는 지역의 야생 허브), 그리고 흙 내음을 풍부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인은 수십 년 동안 숙성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복잡한 맛을 발달시킵니다.

교황의 열쇠 상징

샤토네프 뒤 파프 병은 교황의 삼중관과 열쇠가 새겨진 독특한 병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상징은 이 지역의 교황 역사와 와인 생산의 오랜 전통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source: https://www.godfathersofwine.com/blog/chateauneuf-du-pape/

현대의 샤토네프 뒤 파프

오늘날 샤토네프 뒤 파프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와인 지역 중 하나로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이 지역의 와인은 그 품질과 깊이, 그리고 역사로 인해 수집가와 감정가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이 마을 자체는 고대 유적지, 매력적인 거리, 그리고 주변의 포도밭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지역으로 그 명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샤토네프 뒤 파프의 이야기는 단순히 와인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역사, 종교, 그리고 전통이 어우러진 이야기입니다. 각 병은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포도밭과 교황의 영향력, 그리고 이 지역의 전통을 지켜온 와인 생산자들의 노력과 땀을 담고 있습니다. 교황의 열쇠 모양이 있는 와인 한번 찾아보시죠~~ ^^

참고

  1. https://winefolly.com/deep-dive/all-you-ever-wanted-to-know-about-chateauneuf-du-pape-wine-and-more
  2. https://www.winetourism.com/wine-appellation/chateauneuf-du-pape/
  3. https://www.youtube.com/watch?v=6nQ-zZpPK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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