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 와인.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에 나에게 힘을 주었던 나에게 선물 같은 와인 샤또 샤스 스플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보들레르의 와인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샤또 샤스 스플린(Chateau Chasse Spleen)은 ‘보들레르의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프랑스 시인이자 비평가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는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자 현대 시의 출발점이 된 시인입니다. 프랑스어로 Chasse는 내쫓다, Spleen은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그가 우울증으로 힘들어 할때 이 와인을 마시며 고통을 이겨내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뜻의 샤스 스플린을 와이너리에 헌사하며 와인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1800년대 중반 황금기를 맞았던 프랑스 시단이 보들레르의 시를 중심으로 두 시대로 나뉠 정도입니다. 하지만 시집은 단 한권 뿐입니다. 그 유명한 ‘악의 꽃(Les fleurs du mal)’.

천재 시인 보들레르의 삶
보들레르는 타고난 천재 예술가였지만 그의 삶은 온갖 기행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매음굴에 빠져 살더니 성년이 되자마자 술, 도박, 마약으로 상속받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탕진합니다. 가족에 의해 금치산자로 지정받은 그는 죽을때까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어둠 속을 살던 그에게 순간순간 빛을 보여준 와인이 바로 샤스 스플린입니다.
1821년 파리에서 태어난 보들레르는 프랑스 현대사에서 정말 손꼽히는 자유분방한 기인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때도 천재성과 독특한 기행으로 유별났지만 21살 성년이 된 뒤에는 불과 25개월 만에 그의 친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10만 프랑이 넘는 돈의 절반을 탕진합니다. 술, 매음, 마약, 도박 중독에 빠진 결과였습니다. 화가 단단히 난 그의 가족들은 보들레르에 대해 금치산자 지정을 요청하고 남은 돈 모두를 법정후견인에 맡겼습니다. 덕분에 그는 죽을 때까지 경제적 미성년자로 살았습니다.
사실 보들레르는 이미 대학 입학 한참 전부터 유대인 매춘부에 빠져 사창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이때 걸린 성병은 그가 죽던 46살 때까지 지독하게 괴롭힙니다. 그는 또 단역 배우 출신 잔느 뒤발을 만나 열렬한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녀 역시 3대가 창녀 집안인 여성이었습니다. 보들레르는 그녀를 ‘검은 비너스’라 부르며 무려 14년간 치명적인 사랑을 합니다.

1857년 그의 나이 36살에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 ‘악의 꽃’이 출간됩니다. 성년 이후 15년 간 살아온 모든 것이 담긴 작품이었지만 시집의 내용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모두가 매춘, 성행위, 동성애, 시체, 죽음 등에 대한 묘사로 가득했습니다. 당시 평론가 중 극히 몇몇은 “열정과 예술이 가득 찬 대작”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절대 다수는 “그냥 타락한 쓰레기”라며 조롱했습니다. 결국 보들레르는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이유로 기소돼 벌금형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게 됩니다. 이후 보들레르는 젊은 시절부터 시작된 우울증과 성병에 마비 증세까지 겹쳐 더 힘든 생활을 하게 됩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너져내리던 시기, 보들레르가 즐겨 마셨던 와인이 샤스 스플린입니다. 어쩌면 우울증으로 자칫 삶을 내려놓을수도 있던 그 때 그를 지켜주고 일으켜 세운 와인입니다.
가난한 자들의 와인
하지만 이 와인은 보들레르가 즐겼던 당시에는 그냥 저렴하고 품질 좋은 이름조차 없는 와인이었습니다. 샤스 스플린이라는 이름은 1700년대 말 영국 시인 바이론이 샤스 스플린 집안에서 와인을 비롯한 환대를 받은 후 “우울증(Spleen)을 쫒는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극찬했다는 것에 착안해 1800년대 중반 이 와이너리의 오너가 ‘샤스 스플린’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래서 매년 샤스 스플린 라벨에는 해마다 싯구절 한 문장이 붙습니다.
샤스 스플린 와인은 보들레르을 시작해 마네, 피카소에게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대표작은 마네의 “올랭피아” 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특히 마네 얘기는 다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들레르의 목숨을 구하고, 현대미술 탄생에 간접적인 역할을 한 샤스 스플린은 보르도 와인 중에 저평가 된 대표적 와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만큼 뛰어난 품질을 가졌음에도 가격이 저렴해 이른바 ‘가성비 와인’이라는 것이죠. 그 명성에 비해 시중에서 올드 빈티지만 아니라면 7만원 안팎에 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가난한 자의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카베르네 쇼비뇽의 숙성력과 메를로의 육감적인 질감이 발란스가 잘 이루어진 와인입니다.
힘든 인생으로 지쳐있을 때 선물 같은 와인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인생이 잘 안풀리고, 절망이 있을 때, 많은 실패로 힘든 날을 견뎌야 할 날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보들레드를 생각하며 샤스 스플린이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지 않을까요? 현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인생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선물과 같은 와인 샤스 스플랸 한번 마셔보세요~

참고
-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9091900213
- https://www.fnnews.com/news/202209040941400088